서론: 유통업계의 뜨거운 감자, 홈플러스 분리매각

최근 국내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단연 홈플러스의 분리매각 제출 관련 소식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약 9년이 지난 시점에서, 통매각이 아닌 사업 부문별 쪼개기 매각, 즉 분리매각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알짜 사업부로 꼽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 절차가 구체화되면서, 이에 따른 노조의 반발과 업계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홈플러스 분리매각 제출이 갖는 의미와 MBK 파트너스의 전략적 배경, 그리고 이에 맞서는 노동조합의 입장과 향후 유통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순한 기업 매각을 넘어, 국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이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홈플러스 분리매각 제출의 배경과 MBK의 전략

1.1 통매각의 어려움과 엑시트(Exit) 압박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약 7조 2천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일정 기간 내에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엑시트’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유통 시장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이커머스)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대형마트의 매력도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강자들의 부상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의 공습으로 인해 홈플러스 덩어리 전체를 인수할 매수자를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입니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전체 매각 대신, 시장 가치가 높고 매수자를 찾기 쉬운 부문을 따로 떼어 파는 ‘분리매각’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홈플러스 분리매각 제출의 핵심 배경입니다.
1.2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력적인 매물인가?
현재 분리매각의 최우선 대상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입니다. 익스프레스는 전국 300여 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도심 곳곳에 위치해 있어 ‘퀵커머스(즉시 배송)’ 거점으로서의 활용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 퀵커머스 인프라: 도심 내 물류 거점(MFC)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매력적입니다.
- 안정적인 현금 창출: 대형마트에 비해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하고, 근거리 장보기 수요가 꾸준합니다.
- 높은 EBITDA: 홈플러스 전체 실적 중 익스프레스 부문이 차지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MBK는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예비입찰을 진행하는 등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 노조의 거센 반발: “고용 없는 매각은 없다”

홈플러스 분리매각 제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홈플러스 노동조합(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은 즉각적이고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노조 측은 이번 매각 시도를 전형적인 투기자본의 ‘먹튀’ 행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2.1 고용 불안의 현실화 우려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역시 ‘고용 안정’입니다. 기업이 분리되어 매각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입니다. 특히 사모펀드가 주인인 상황에서 자산 유동화(점포 매각 후 재임대 등)를 통해 이미 많은 점포가 사라지거나 축소되었는데, 이제는 핵심 사업부마저 떼어 팔면 남은 직원들의 고용은 누가 책임지느냐는 것입니다.
- 밀실 매각 비판: 노조는 MBK가 직원들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 경쟁력 약화: 알짜 사업부인 익스프레스를 매각하면, 남은 대형마트 부문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되어 결국 공중분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2.2 파업과 투쟁의 지속
노조는 기자회견, 결의대회, 부분 파업 등을 통해 매각 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MBK는 홈플러스를 산산조각 내지 말고 고용 안정을 전제로 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사 갈등은 매각 과정에서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유통 시장에 미칠 영향과 인수 후보군 분석

3.1 잠재적 인수 후보자는 누구인가?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인수 후보로 다양한 기업들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와 불확실한 경기 상황으로 인해 선뜻 나서는 기업이 많지는 않은 실정입니다.
-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 쿠팡 등): 오프라인 물류 거점이 필요한 이커머스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 확장을 노리는 알리익스프레스와의 접촉설이 돌기도 했으나, 실제 성사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 경쟁 유통 대기업 (롯데, 신세계 등): 이미 편의점이나 자체 SSM을 보유하고 있어 독과점 이슈나 중복 투자 문제로 인해 인수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다른 사모펀드: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FI)가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2 유통업계의 지각변동
만약 홈플러스 분리매각 제출이 실제 매각 성사로 이어진다면, 국내 유통업계는 다시 한번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홈플러스라는 거대 유통 공룡이 해체되는 수순을 밟게 되면, 대형마트 3강 체제(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무너지고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또한, SSM 시장이 재편되면서 골목 상권과 퀵커머스 시장의 판도도 바뀔 것입니다.
4. 향후 전망: 매각은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매각의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MBK파트너스는 강력한 매각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습니다.
- 높은 몸값: MBK가 원하는 매각가와 시장이 평가하는 가격 사이의 괴리가 큽니다. 업계에서는 약 8천억 원에서 1조 원 수준을 거론하고 있으나, 적자 상황인 홈플러스 전체 재무 구조를 고려할 때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 노조 리스크: 앞서 언급한 대로 노조의 강력한 반발은 인수자에게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의 큰 리스크입니다. 고용 승계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으면 매각은 난항을 겪을 것입니다.
- 시장 환경: 고금리와 소비 침체로 인해 M&A 시장 자체가 위축되어 있습니다.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원매자가 나타날지 의문입니다.
결론: 상생을 위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

홈플러스 분리매각 제출은 단순한 기업 간의 거래를 넘어, 수만 명의 근로자의 생존권과 국내 유통 산업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입니다. MBK파트너스는 투자금 회수라는 자본의 논리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지난 9년간 함께해 온 직원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분리매각이 불가피하다면, 투명한 절차와 확실한 고용 승계 보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노조 역시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회사의 생존과 고용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요구하며 협상력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정부와 관련 기관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을 중재하고, 유통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감시자 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홈플러스 사태는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 속에서 자본과 노동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묻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전개될 매각 과정과 그 결과를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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