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결심하셨나요? 혹은 이미 퇴사 날짜를 받아두고 인수인계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하실 텐데요. 하지만 감상에 젖기 전, 반드시 챙겨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연차 수당 정산’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 시 퇴직금은 꼼꼼히 챙기지만, 의외로 남은 연차를 돈으로 환산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계산법이 복잡해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사 시 남은 연차는 근로자의 소중한 재산이며, 이를 현금으로 정산받는 것은 정당한 권리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연차 수당 정산의 개념부터 정확한 계산 방법, 그리고 회사가 지급을 거부할 때 대처하는 방법까지, 여러분이 한 푼도 손해 보지 않고 똑똑하게 퇴사하는 법을 아주 상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1. 연차 수당 정산이란 무엇인가요?
연차 유급 휴가(이하 연차)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유급 휴가입니다. 쉽게 말해, 쉬면서도 월급이 나오는 날이죠. 하지만 업무상 바쁘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주어진 연차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퇴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바로 ‘연차 유급 휴가 미사용 수당’, 줄여서 연차 수당입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여 발생한 연차를 1년 동안 사용하지 못했을 경우, 남은 일수만큼 수당으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퇴사 시점까지 사용하지 못한 연차는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청구할 수 있는 채권으로 변환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2. 연차 수당, 나도 받을 수 있을까? (지급 조건)
모든 근로자가 무조건 연차 수당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연차 휴가 규정이 의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 근로계약서에 별도로 명시된 경우는 예외)
- 주 15시간 이상 근무: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 이상이어야 합니다.
- 미사용 연차가 남아있을 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퇴사 시점에 사용하지 않은 연차가 남아있어야 합니다.
근무 기간별 연차 발생 기준

- 1년 미만 근무자: 입사 후 1년이 되기 전까지는 1개월 개근 시 1일의 연차가 발생합니다. (최대 11일)
- 1년 이상 근무자: 1년간 80% 이상 출근 시 15일의 연차가 발생합니다. 이후 근속 연수에 따라 2년마다 1일씩 가산됩니다.
3. 내 연차 수당은 얼마? (정확한 계산법)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그래서 내가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겠죠? 계산식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하지만 ‘통상임금’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차 수당 = 미사용 연차 일수 × 1일 통상임금
1일 통상임금 계산하기
통상임금이란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합니다. 보통 기본급에 식대, 직무수당 등 고정적인 수당을 포함합니다. (야근 수당 등 변동 수당은 제외)
- 월급제 근로자의 경우: (월 통상임금 ÷ 209시간) × 8시간
- 여기서 209시간은 주 40시간 근무제 기준 월 소정근로시간입니다.
실전 계산 예시

가상의 인물 ‘김대리’의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 월 통상임금: 300만 원
* 남은 연차: 5일
* 1일 근무 시간: 8시간
- 시간당 통상임금: 3,000,000원 ÷ 209시간 ≒ 14,354원
- 1일 통상임금: 14,354원 × 8시간 = 114,832원
- 최종 연차 수당: 114,832원 × 5일 = 574,160원
즉, 김대리는 퇴사 시 월급 외에 약 57만 원을 추가로 받아야 합니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죠? 반드시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4. 주의! 연차 수당을 못 받는 경우 (연차 사용 촉진 제도)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연차가 남았다고 해서 무조건 돈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가 ‘연차 사용 촉진 제도’를 적법하게 시행했다면, 근로자가 연차를 안 쓰고 버텼더라도 수당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연차 사용 촉진 제도란?
회사가 근로자에게 “남은 연차를 언제 쓸 것인지 계획서를 내라”고 독려하고, 그래도 안 쓰면 “이 날짜에 쉬어라”라고 강제로 지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회사가 이 절차를 법대로 진행했음에도 근로자가 출근해서 일했다면, 회사는 보상 의무가 면제됩니다.
적법한 절차 확인 (체크리스트)
회사가 단순히 구두로 “연차 좀 써~”라고 한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 반드시 서면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1. 1차 촉구: 연차 소멸 6개월 전, 남은 일수를 알려주고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하라고 서면 요구.
2. 2차 촉구: 1차 촉구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시기를 지정하지 않으면, 연차 소멸 2개월 전까지 회사가 임의로 날짜를 정해 서면 통보.
만약 회사가 위 절차 중 하나라도 빼먹거나, 이메일/카톡 등으로 대충 통보했다면 적법한 촉진으로 인정되지 않아 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서면 통보를 받았는지 꼭 확인하세요.
5. 퇴사 시 연차 정산, 실무 꿀팁 Q&A
퇴사를 앞둔 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을 모았습니다. 이 내용을 통해 애매한 부분을 확실히 정리하세요.
Q1. 퇴직금에 연차 수당이 포함되나요?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 계산 시, 퇴사 전전년도에 발생하여 못 쓰고 남은 연차 수당의 3/12이 포함됩니다. 하지만 퇴사 당시에 비로소 정산받는(퇴사로 인해 발생하는) 연차 수당은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신 별도의 금품으로 전액 지급받습니다.
Q2. 연차를 다 쓰고 나가는 게 좋을까요, 돈으로 받는 게 좋을까요?
금전적으로만 본다면 돈으로 받는 것이 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연차를 사용하면 그날은 ‘유급 휴가’ 처리되어 월급에 포함되지만, 안 쓰고 일하면 ‘월급 + 연차 수당’을 받게 되니까요. 하지만 퇴사 직전의 피로도와 인수인계 상황, 그리고 당장 현금이 급한지 여부를 고려해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휴식이 필요하다면 다 쓰고 나가는 것도 현명한 선택입니다.
Q3. 회사가 돈이 없다며 지급을 미룹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및 모든 금품 청산은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14일이 지나도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 체불에 해당합니다. 당사자 간 합의로 기일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무작정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Q4. 1년 딱 채우고 퇴사하는데, 연차가 15일이 생기나요, 26일이 생기나요?

이 부분이 많은 분들이 헷갈려 하는 부분입니다. 2021년 대법원 판례 변경으로 인해, 만 1년을 딱 채우고 다음 날 바로 퇴사하는 경우에는 15일의 연차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1년 근무에 대한 대가인 15일의 연차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1년 초과’ 근무가 필요하다는 해석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 1년 계약직이거나 딱 365일만 일하고 퇴사한다면, 1년 미만 기간 동안 발생한 최대 11개의 연차만 정산 대상이 됩니다. (단, 366일째까지 근로관계가 유지된다면 15일이 발생합니다.)
6. 회사가 지급을 거부한다면? 대처 방법
안타깝게도 정당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연차 수당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증거를 수집하여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 증거 수집: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출퇴근 기록, 연차 사용 내역, 연차 촉진 제도 서면 통지 여부(중요) 등을 확보합니다.
- 내용증명 발송: 회사에 정식으로 미지급 수당 지급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이는 추후 법적 다툼에서 강력한 증거가 되며, 회사에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습니다.
- 고용노동부 진정 제기: 관할 고용노동청에 임금 체불 진정을 제기합니다. 근로감독관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체불이 확인되면 시정 지시를 내립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단계에서 해결됩니다.
결론: 아는 만큼 챙길 수 있습니다
퇴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 시작을 찜찜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마무리가 깔끔해야 합니다. 연차 수당 정산은 회사가 베푸는 호의가 아니라, 여러분이 땀 흘려 일한 시간에 대한 정당한 대가입니다.
오늘 알려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본인의 잔여 연차를 확인하고, 미리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회사와 이견이 있다면, 근로기준법 조항을 근거로 당당하게 요구하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권리,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꼼꼼히 챙겨서 두둑한 지갑과 함께 기분 좋게 퇴사하시길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새로운 앞날에 꽃길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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