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왜 지금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가 중요한가
국가의 작용은 국민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때로는 공권력 행사나 행정 집행 과정에서 개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때 문제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국가의 불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절차만으로는 구제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는 피해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실질적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개념으로 논의됩니다.
이 글에서는 ‘국가 불법행위’의 기본 구조부터, 피해자가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쟁점, 그리고 ‘특례’가 어떤 의미로 작동할 수 있는지까지 흐름에 따라 정리합니다. 목표는 한 가지입니다.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할 것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국가 불법행위의 기본 구조 이해하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논리는 대개 ‘국가배상’ 체계에서 출발합니다.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법령을 위반하거나 주의의무를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국가가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국가의 책임이 인정되기 위한 핵심 요건

실무적으로는 아래 요건들이 쟁점이 됩니다.
- 공무원의 직무행위(직무 관련성)
- 위법성(법령 위반 또는 재량 일탈·남용 등)
- 과실 또는 고의(주의의무 위반)
- 손해의 발생(재산적·비재산적 손해)
- 인과관계(행위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국가 책임이 자동으로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어떤 의무가 위반되었는지’, ‘그 위반이 왜 위법인지’, ‘그 결과가 어떻게 손해로 이어졌는지’를 구조화해 제시해야 합니다.
국가 불법행위와 단순 행정상 불만의 경계
민원이나 행정처분에 대한 불만이 곧바로 국가 불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국가 불법행위 주장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 명백한 절차 위반(청문 누락, 고지의무 위반 등)
- 사실관계 조사 미흡 또는 왜곡
- 과도한 강제집행 또는 비례원칙 위반
- 반복되는 방치, 부작위(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음)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를 논의할 때도 결국 출발점은 동일합니다. 즉, “일반적인 구제 구조로는 충분치 않은 피해”가 존재하고, 그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법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입니다.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가 의미하는 것
‘특례’는 보통 일반 규칙에 비해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예외적 규정 또는 완화된 요건을 의미합니다. 국가 불법행위 영역에서 특례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논의됩니다.
1) 입증 부담의 완화 또는 자료 접근성 강화
국가를 상대로 한 분쟁은 자료의 비대칭성이 큽니다. 피해자는 현장 기록, 내부 보고서, CCTV, 지휘·감독 라인 문서 등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위법성과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큰 장벽을 겪습니다.
- 정보공개청구, 문서송부촉탁, 사실조회 등을 적극 활용
- 사건 직후 기록(진단서, 사진, 통화기록, 민원 접수증) 확보
특례적 관점에서는 ‘피해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에 대한 보완 장치가 중요해집니다. 실무에서는 “자료가 없어서 졌다”가 빈번하기 때문에, 초기부터 증거 동선을 설계해야 합니다.
2) 소멸시효·제척기간과 같은 시간 제한 쟁점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에서 가장 무서운 함정 중 하나는 시간입니다. 피해 사실을 안 시점, 가해자를 안 시점, 손해가 확정된 시점 등으로 다투어지며, 그 사이에 기간이 도과하면 본안 판단조차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 피해 발생 시점과 인지 시점을 문서로 남기기
- 후유장해·장기 치료가 예상되면 손해 확정 시점 관리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가 도입되거나 인정되는 맥락에서는, 이러한 기간 제한이 피해자에게 과도하게 불리하게 작동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논의가 종종 등장합니다.
3) 취약한 피해자의 보호(아동·장애·고령·구금 등)
피해자가 스스로 권리행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신체적·정신적 제약, 정보 격차, 통제된 환경 등)이라면, 동일한 기준으로 기간 계산이나 절차 요구를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공정할 수 있습니다.
- 대리인 선임, 조력기관 연계
- 치료 기록 및 상담 기록의 체계적 보관
특례는 결국 ‘형식적 평등’이 아니라 ‘실질적 구제’에 초점을 둡니다. 피해자의 상황을 법률요건에 연결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등장하는 피해 유형과 쟁점
국가 불법행위는 영역이 넓습니다. 다만 피해자들이 실제로 문제를 제기하는 유형은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과잉 단속·강제집행으로 인한 신체·재산 피해
- 단속 과정에서 과도한 물리력 행사
- 압수·수색·봉인 절차의 위법
- 재산 훼손 및 영업손실
이 경우 핵심은 비례원칙과 필요최소성입니다. “단속이 필요했다”는 주장과 “그 방식이 과도했다”는 주장이 충돌하므로, 현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부작위(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음)로 인한 피해

- 위험을 인지하고도 방치
-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음
- 신고 후 미조치로 확산된 피해
부작위는 입증이 까다롭습니다. 국가가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했는지’(작위의무)를 특정하고, 그 의무가 법령·지침·관행상 인정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연결해야 합니다.
잘못된 정보 제공, 안내 미흡으로 인한 손해
- 행정 안내의 오류
- 서류 누락 안내, 기한 안내 오류
- 허가·지원 절차에서의 신뢰보호 침해
이 유형은 ‘신뢰이익’과 ‘상당인과관계’가 포인트입니다. 국가의 안내를 믿고 행동한 것이 합리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상담 기록, 공문, 안내문, 녹취 등)가 관건입니다.
피해자가 준비해야 할 증거와 기록: ‘특례’ 이전에 필요한 것
특례가 논의되더라도, 현실의 분쟁은 결국 자료 싸움입니다. 다음은 최소한의 실무 체크리스트입니다.
사건 직후 72시간 내 확보하면 좋은 것
- 현장 사진·영상(시간·장소 표시)
- 진단서, 검사 결과, 치료계획서
- 목격자 진술 확보(연락처 포함)
- 민원/신고 접수증, 사건번호
초기 기록은 나중에 뒤집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공문·기록의 축적이 ‘인과관계’를 만든다

피해가 장기화되면 “원인이 다른 데 있다”는 반박을 받기 쉽습니다. 따라서 다음을 꾸준히 쌓아야 합니다.
- 치료 경과 기록(중간중간 진료기록 사본)
- 소득 감소 자료(급여명세, 매출 자료)
- 추가 비용(간병비, 교통비, 보조기기 비용)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를 주장할 때도, 결국 ‘국가의 행위 → 피해 발생 → 손해 규모’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문서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분쟁 해결 경로: 행정절차와 손해배상은 함께 설계해야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냐”가 가장 어렵습니다. 보통은 다음 경로가 병행 또는 순차적으로 고려됩니다.
- 행정심판/행정소송: 처분의 취소·무효 확인 등
- 국가배상청구(민사): 손해의 금전적 회복
- 진정/감사/인권 구제 절차: 사실관계 확인 및 재발방지
중요한 점은 행정절차에서의 판단이 손해배상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처분이 위법하다고 해서 자동으로 손해배상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처분이 유지되더라도 불법행위 책임이 문제될 여지도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목표를 분리해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마치며: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의 핵심은 ‘실질적 회복’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는 단순히 예외 규정을 뜻하기보다,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겪는 장벽(정보 비대칭, 입증 곤란, 시간 제한, 취약성)을 완화해 권리구제를 실질화하자는 방향성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제도가 무엇이든, 피해자가 자신의 사건을 ‘법적 언어’로 번역하지 못하면 구제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집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할 문장 하나를 남깁니다. 국가 상대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노가 아니라 기록이며,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집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자료 확보부터 시작해,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함께 구조를 세워가면 회복의 가능성은 분명히 커집니다.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 특례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이,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설명하고 정당한 회복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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